본문으로 이동

세디아 게스타토리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교황 비오 7세가 타고 다니던 세디아 게스타토리아.

세디아 게스타토리아는 1978년까지 교황이 타고 다니던 가마이다. 화려하게 은박을 입혀 장식한 붉은색 안락의자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좌우 밑 양끝에는 금으로 도금한 가마채 두 개가 길게 붙어 있다. 그리고 붉은색 제복을 입은 열두 명의 가마꾼들이 가마채를 어깨에 맨 채 가마를 들어올려 교황을 태우고 이동한다.

일반적으로 세디아 게스타토리아는 교황이 성 베드로 대성전이나 라테라노 대성전 안으로 엄숙하게 입당할 때 사용하였으며, 특히 신임 교황이 등극하는 대관식 미사 때 많이 애용되었다. 새로 선출된 교황이 가마를 타면 주례 사제가 그 앞에서 삼 조각을 세 번 태우며 라틴어로 “Pater Sancte, sic transit gloria mundi. (성하, 세상의 영광은 이렇게 지나갑니다.)”라고 말한다. 이 의식은 교황이라는 높고 화려한 지위에 오르더라도 인생의 덧없음과 결국 인간은 모두 죽으면 한 줌의 재로 돌아갈 것을 상기시키며 겸손을 갖추도록 촉구하는 뜻을 갖고 있다.

기독교 역사상 세디아 게스타토리아는 거의 천 년의 세월 동안 교황과 관련된 의전용품 중의 하나로 이용되었다. 세디아 게스타토리아의 기원은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들이 가마를 타고 다니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세디아 게스타토리아의 시초가 그보다는 더 오래전인 고대 로마 제국 황제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믿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1세는 처음에는 지나치게 권위적이라는 이유로 교황관과 더불어 세디아 게스타토리아의 사용을 거부하고자 하였으나, 군중이 교황을 더 잘 볼 수 있기 위해서는 세디아 게스타토리아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티칸 관료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때부터는 세디아 게스타토리아를 이용하는 대신 교황 전용차를 이용하고 있다.